마음을 멈추고
마음을 멈추고 바라본다. 이 의미는 '마음으로써 마음에 전달한다'는 부처와 제자 가섭의 일화인 『영산회상전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무수히 많은 약속된, 규칙 지어져 있는 상징적 세계에서 나도 모르게 움직이고 살아가고 있다. 만들어진 상징이 아닌 나의 가슴속에 묻혀 있는 것들이 어느 날 내뱉어져 지듯이 나는 나만의 정서적 교감이 거꾸로 나의 춤의 세계를 통해서 정리될 때 내 자신이 너무나 신기할 때가 많다. 바로 이러한 나의 안무 방식, 사고 체계는 부처가 말하는 '마음으로써 마음에 전달한다' 와 의미를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 작품에서 나는 내 안의 나를 정해진 상징체계가 아닌 진정 내 안의 나를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계기로 삼았다. 그러기 위해, 내가 끄집어내려 하는 모티브로는
1장. 단지 바라본다.
마음의 빛을 안으로, 안으로 돌이켜 지켜본다.
바로 다음 순간 일어날 생각, 움직임에 대하여 잠시 관찰하면서 모든 것을 멈추 고 마음을 바라본다. 소리를 입 밖에 내지 않을 뿐, 구슬처럼 영롱한 말이 침묵 속에서 끊임없이 오고 간다. 그런 경지에는 시간과 공간이 미칠 수 없다. 침묵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 안에 고여 있는 말씀을 비로소 듣는다.
2장. 마음에서 마음으로
침묵으로 걸러진 마음을 통한 전달과 생각을 멈추고 마음의 눈으로 그저 받아 들여 개개인의 경계선을 허물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발원된 우주의 보편적 영혼이 상대를 사로잡게 되고 진정한 하나되기가 이루어진다.
그냥 그렇게 느끼는 것
그냥 그렇게 보고 함께 하는 것
그렇게 보았을 때
보는 대상과 보는 이가 따로 따로가 아닌 순수한 하나가 되는 과정인 것이다.
3장 마음을 멈추고
연꽃은 인간 마음속의 심장과 같다고 생각한다. 인연, 애정, 공허, 적정, 멸도로 나누어 깨달음의 언덕에 다가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PHOTO BY 최영모